2007년 12월 15일
별똥별
내일, 아니 이미 12시가 지났으니깐 오늘 밤에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요즘은 솔직히 말하면 내 코가 석자라고 대학대학 대학 이야기 때문에 정신이 없고 심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유성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옛날 기억이 어슴프레 떠올랐다.
예전에, 한 2학년 때였나. 고모네 가족들과 함께 별똥별을 보러 갔었다. 그 때 아마 고모부께서 그 날 별똥별이 많이 떨어진다고 어디선가 정보를 입수하셔서 근처에 살고 있던 우리 가족에게 같이 보러가자고 얘기를 하셨던 듯하다. 나와 내 동생들은 물론 그 어린 마음에 신이 나 당연히 보러 갈 것이라고, 꼭 밤에 깨워서 데려가라고 부모님과 약속을 했고 그 날따라 유난히 일찍 8시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에서 불쌍한 주인공 소녀가 추위에 떨며 할머니의 허상에게 나를 두고 가지 말라고 소원을 빌던 생각이 나 더욱 뭉클한 마음에 꼭 보고 싶었나보다. 아니면 막연한 호기심에서 그랬을 수도 있다. 도대체 별똥별이란 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그저 하늘에 콕 박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오랫동안 보면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지만) 별이 떨어진다는 것에 대한 신기함과 동경에 그랬을런지도 모른다.
어쨌든 캄캄한 새벽 4시에 시간이 되어 갈 시간이 되었다고 엄마가 깨우셨다. 그 땐 정말 정신도 없고 잠도 오고 짜증이 나서 보러 가고 싶지 않더라. 잠결에 내가 도대체 왜 그런 것을 보러 가야하나라는 강한 회의감이 들었고 화가 치밀어 올르면서 잠이 깨 결국은 입이 부루퉁한 채로 차에 타서 고모네 가족과 우리 가족은 정처없이 칠흑같이 까만 하늘을 찾기 위해 일산 전체를 헤맸다... 일산에서 하늘이 까만 곳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가로등도 없고 정말 칠흑같이 캄캄한 곳을 가야했었는데. 어쨌든 한참 차를 타고 외딴 곳을 찾아 모두 자동차에서 내렸다. 그 때 날씨도 엄청 추웠었지. 하지만 준비성 철저하신 고모와 엄마께서 미리 준비하신 따뜻한 코코아도 종이컵에 따라 호호 불며 마시고 그러다보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었다. 그런데 그 때 현우는 몇 살이었지? 내가 2학년이었으면 겨우 두 살 밖에 안 됐었을텐데. 그래서 별똥별과 현우에 대한 기억은 내 머리 속에 없나보다. 그 때 현우는 쿨쿨 자고만 있었고, 나와 하연이, 수빈이, 건우 이렇게 넷은 살결이 아파오도록 극심한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목이 뻣뻣해지도록 하늘만 바라다보며 쫑알거리느라 정신이 팔렸었으니까.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렸다. 별똥별이 올 때까지. 내 상상 속에선 정말 비가 내리듯 별똥별이 긴 꼬리를 그리며 수도 없이 연속해 떨어지는 장면이 그려지고 있었다. 언제 나타날까. 언제 시작될까.
곧 얼마 있지 않아 첫 별똥별이 떨어졌다. 내가 그렸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혜성을 연상해서 그랬던지 긴 꼬리를 끌며 '와아ㅡ'라는 감탄사를 내두를 별똥별을 기대했나보다. 그러나 0.1초 정도 정말 짧은 순간만에 없어지는 별똥별은 나에게 소원을 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실망감이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러나 그래도 나름 신기하긴 했다. 절대로 움직일수도, 움직이지도 않을 것만 같았던 파란색 혹은 하얀색 점들이 짧은 순간이지만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 사라지는 것은 작은 경이로움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배경지식을 제공하시기 위해 인터넷에서 그 해 그 날 유성우에 대한 정보를 미리 검색해 다 섭렵하신 아빠의 '별똥별이란 현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가'에 대한 한밤중 강의를 듣는둥 마는둥 하면서 내 눈은 별똥별 한 개라도 놓칠까 게걸스럽게 하늘을 탐색하고 있었다. 눈과 귀와 뇌가 따로 노는 그 순간에 나는 이 세계에서 나 혼자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한 가지에 몰두한다는 것은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가. 하찮은 아홉살 꼬마 아이의 그것이라해도 말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기억이 나고 어떻게 '자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라는 말이 누구 입에서 어떻게 나와 어떻게 집에 기어들어갔는지는 더 이상 내 머리에 남아있지 않다. 아마 너무나 놀라운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강렬한 기억 속에 묻혀버렸나보다. 이렇게 별똥별에 대한 나의 어렸을 적 추억은 나에게 강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내일 여유를 부려 옥상에 올라가 본다면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추억은 항상 아름답게 남는다고, 내 기억 속의 별똥별은 약간의 실망감에 버무려진 엄청난 광경으로 그려져있는데, 지금 이 나이에 그 짧고 빠른 하얀 선을 다시 본다면 그저 짧고 빠른 하얀 선에 불과할지도 모르지.
그래도 어쨌던간에 내일 밤 꼭 다시 그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하늘을 쳐다보고 싶다. 목 뒤가 뻣뻣해지도록.
예전에, 한 2학년 때였나. 고모네 가족들과 함께 별똥별을 보러 갔었다. 그 때 아마 고모부께서 그 날 별똥별이 많이 떨어진다고 어디선가 정보를 입수하셔서 근처에 살고 있던 우리 가족에게 같이 보러가자고 얘기를 하셨던 듯하다. 나와 내 동생들은 물론 그 어린 마음에 신이 나 당연히 보러 갈 것이라고, 꼭 밤에 깨워서 데려가라고 부모님과 약속을 했고 그 날따라 유난히 일찍 8시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에서 불쌍한 주인공 소녀가 추위에 떨며 할머니의 허상에게 나를 두고 가지 말라고 소원을 빌던 생각이 나 더욱 뭉클한 마음에 꼭 보고 싶었나보다. 아니면 막연한 호기심에서 그랬을 수도 있다. 도대체 별똥별이란 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그저 하늘에 콕 박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오랫동안 보면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지만) 별이 떨어진다는 것에 대한 신기함과 동경에 그랬을런지도 모른다.
어쨌든 캄캄한 새벽 4시에 시간이 되어 갈 시간이 되었다고 엄마가 깨우셨다. 그 땐 정말 정신도 없고 잠도 오고 짜증이 나서 보러 가고 싶지 않더라. 잠결에 내가 도대체 왜 그런 것을 보러 가야하나라는 강한 회의감이 들었고 화가 치밀어 올르면서 잠이 깨 결국은 입이 부루퉁한 채로 차에 타서 고모네 가족과 우리 가족은 정처없이 칠흑같이 까만 하늘을 찾기 위해 일산 전체를 헤맸다... 일산에서 하늘이 까만 곳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가로등도 없고 정말 칠흑같이 캄캄한 곳을 가야했었는데. 어쨌든 한참 차를 타고 외딴 곳을 찾아 모두 자동차에서 내렸다. 그 때 날씨도 엄청 추웠었지. 하지만 준비성 철저하신 고모와 엄마께서 미리 준비하신 따뜻한 코코아도 종이컵에 따라 호호 불며 마시고 그러다보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었다. 그런데 그 때 현우는 몇 살이었지? 내가 2학년이었으면 겨우 두 살 밖에 안 됐었을텐데. 그래서 별똥별과 현우에 대한 기억은 내 머리 속에 없나보다. 그 때 현우는 쿨쿨 자고만 있었고, 나와 하연이, 수빈이, 건우 이렇게 넷은 살결이 아파오도록 극심한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목이 뻣뻣해지도록 하늘만 바라다보며 쫑알거리느라 정신이 팔렸었으니까.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렸다. 별똥별이 올 때까지. 내 상상 속에선 정말 비가 내리듯 별똥별이 긴 꼬리를 그리며 수도 없이 연속해 떨어지는 장면이 그려지고 있었다. 언제 나타날까. 언제 시작될까.
곧 얼마 있지 않아 첫 별똥별이 떨어졌다. 내가 그렸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혜성을 연상해서 그랬던지 긴 꼬리를 끌며 '와아ㅡ'라는 감탄사를 내두를 별똥별을 기대했나보다. 그러나 0.1초 정도 정말 짧은 순간만에 없어지는 별똥별은 나에게 소원을 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실망감이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러나 그래도 나름 신기하긴 했다. 절대로 움직일수도, 움직이지도 않을 것만 같았던 파란색 혹은 하얀색 점들이 짧은 순간이지만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 사라지는 것은 작은 경이로움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배경지식을 제공하시기 위해 인터넷에서 그 해 그 날 유성우에 대한 정보를 미리 검색해 다 섭렵하신 아빠의 '별똥별이란 현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가'에 대한 한밤중 강의를 듣는둥 마는둥 하면서 내 눈은 별똥별 한 개라도 놓칠까 게걸스럽게 하늘을 탐색하고 있었다. 눈과 귀와 뇌가 따로 노는 그 순간에 나는 이 세계에서 나 혼자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한 가지에 몰두한다는 것은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가. 하찮은 아홉살 꼬마 아이의 그것이라해도 말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기억이 나고 어떻게 '자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라는 말이 누구 입에서 어떻게 나와 어떻게 집에 기어들어갔는지는 더 이상 내 머리에 남아있지 않다. 아마 너무나 놀라운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강렬한 기억 속에 묻혀버렸나보다. 이렇게 별똥별에 대한 나의 어렸을 적 추억은 나에게 강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내일 여유를 부려 옥상에 올라가 본다면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추억은 항상 아름답게 남는다고, 내 기억 속의 별똥별은 약간의 실망감에 버무려진 엄청난 광경으로 그려져있는데, 지금 이 나이에 그 짧고 빠른 하얀 선을 다시 본다면 그저 짧고 빠른 하얀 선에 불과할지도 모르지.
그래도 어쨌던간에 내일 밤 꼭 다시 그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하늘을 쳐다보고 싶다. 목 뒤가 뻣뻣해지도록.
# by | 2007/12/15 04:19 | Journal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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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쌍의 왕팬
다음에 기회되면 천문인 마을 이런데 가서 멋지게 보자 ! ㅋㅋㅋ
민사 별이 정말 예쁜데 ㅠㅠ
엠아이티가 사람을 잘 보네 ㅋㅋㅋ 암튼 다시 한번 축하
비공개> 진짜 고맙다~ 너도 1년 쫌만 기다리면 다 잘될거야!! 항상 뭐든지 열심히 해서 보기 좋은 후배인거 알지?? 화이팅이다!!! ㅋㅋㅋㅋㅋㅋ
diana쌤> 쌤 진짜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다 쌤 덕분이에요ㅠ 너무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