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04일
Finally At Rest
휴~ 드디어 오늘의 빡빡한 일과가 모두 다 끝나버렸다. 어제 아침부터 시작된 불행의 전조곡은 결국 오늘 이 시간으로서 마감을 했단 말이다!!!!
<어제>
이미 결정된 하루 일과
(1) 8시반-9시 테니스
(2) 12시-1시 피아노 레슨
(3) 2시-3시 보컬 레슨
(4) 4시 30분부터 친구랑 약속
(5)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녁 9시-11시까지 영어 과외
8시 반부터 9시까지 테니스를 하고 돌아와서 그 다음날 가르칠 내용을 미리 준비하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좀 여유롭게 씻고 '캬~ 이제 잠깐만 좀 쉬고 과외 준비를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나온 순간 엄마의 말씀. '넌 남들만 도와주고 언제 동생 좀 가르칠거냐.' 12시까지 찍 소리도 못하고 방에 들어가서 하연이 영어 가르쳤다. 피아노 선생님 오셔서 거의 5-6년만에 건반을 힘겹게 두들겨봤다. 옛날에는 꽤 재미있게 피아노도 치고 그랬는데 역시 오랜만에 하려니 마음 따로 손가락 따로였다. 이젠 현우보다 수학도 못하고 피아노까지 못 치다니... 정말 너무한데?! 그나저나 현우가 나한테 10-가 복소수 수학 문제 가져와서 가르쳐달라고 하면 너무 당황스럽다. 난 그런거 못 푼단 말이다!! 수학, 과학 공부는 도대체 언제해ㅠ
어쨌든 피아노 레슨 덕에 예상은 했지만 그보다 훨씬 큰 충격을 받고 잠시 마음을 추스린 후 보컬 학원에 갔다. 다행히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내 수준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정말 친절하시게도 꼬물꼬물 뭔가 이상한 소리를 내는 눈 짝은 여자애에게 '소리란 이렇게 내는 거란다' 설명을 해주셨고 그 눈 짝은 소녀는 나름 열심히 그 흉내를 내기 위해 또 꼬물꼬물거렸다. 자꾸 그렇게 꼬물대다보면 언젠가 백만년이 흐르기 전에 팔짝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어 그 소녀는 만족한 얼굴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 문 앞에 다달아 초인종을 눌렀는데 너무나도 조용한 집 안. 전화를 해보았더니 다들 치과에 갔댄다. 불행히도 열쇠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나는 그냥 멍하니 친구와의 약속 장소에 한시간이나 일찍 가서 근처 던킨 도넛에 들어가 핫초코 하나 시켜서 홀짝홀짝 마셨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친구를 만나고 우리는 '꿀벌 대소동'을 봤다. 뭐 그냥그냥 볼만했다. 더빙만 아니었으면 좋았겠지만. 친구는 유재석이 좋다고 일부러 더빙을 보자고 한건데, 진짜 너무 못해서 우웩이었다. -_-;; 내용도 인간이 너무 자기 합리화를 해서 쫌 맘에 안 들었고. 그래도 총 평을 하자면 그냥 재미있었던 정도..?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좀 얘기를 하다가 집에 들어오니 8시. 또 부랴부랴 한시간 동안 영어 문법책 후려 보고 중2 올라가는 여자애 세 명 가르쳤다. 그런데 오늘이 그 팀 과외 첫 날이어서 부모님들까지 오셨는데, 어찌나 부담 팍팍이던지. 게다가 주선을 한 부모님이 사실은 내 초등학교 때 친구 어머니여서;; 학생은 그 친구 동생이었고. 그 여자애들이 너무 처음이라 그런지 쫄아서 대답을 안해서 진을 뺐다. "자, 이 문장 해석해봐." "......" "......." "......." 막 일부러 농담도 하고 웃기게 해서 결국은 좀 친해져서 같이 딴 얘기도 약간 하고 그래서 나중엔 시키면 대답도 하고 그랬지만 역시나 1:1 과외가 아니라 팀으로 하니까 애들이 서로 틀리면 쪽팔릴까봐 대답을 안한다.
결국 11시가 되어서 애들 집으로 돌려보내고 뻗어버렸다. 12시까진 소파에 소금에 절여진 흐물흐물 배추처럼 늘어져 있다가 기운을 차리고, 다음날 과외 준비를 시작했다. 세계사 교재도 읽고 한국말로 된 세계사 책도 또 찾아보고 위키피디아에서 더 정보 없나 또또 찾아보고 영어문법 책도 보고.. 원래는 과학 내용도 봤어야 했는데 그냥 그거까진 도저히 못하겠어서 포기하고 그냥 자버렸다.
<오늘>
이미 결정된 하루 일과
(1) 언제나 반복되는 8시반-9시 테니스
(2) 10시-12시 영어+과학 과외
(3) 2시-4시 세계사+영어 speaking 과외
(4) 4시-6시 영문법 과외
(5) 8시 맥도날드에서 수학 과외 학생, 부모님 면담
테니스를 갔다왔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이 들던지. 팔도 쑤시고 정신도 오락가락거리고 힘이 쏙 빠져버렸다. 갔다와서 또 잠시 쉬다보니 학생이 도착했다. 음. 그래도 요요 애는 말도 잘 듣고 대답도 잘 하고 숙제도 열심히 해오고 배우려는 의지가 팍팍 있어서 가르치는데 보람도 있고 기분이 좋아졌다. ㅋㅋㅋㅋ 궁금한 게 많은지 질문도 많이 하고. 내가 숙제를 너무 많이 내줘서 그런지 항상 해오란 것들을 다 해오는 적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 해서 왔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렇게 그 학생을 12시에 집으로 돌려보내고 또 부랴부랴 세계사 내용 한번 더 쓱 보고 다음 학생을 맞았다. 학교에서 세계사 배우지도 않고 원래 무식한데 그런 과목을 영어로 가르쳐주려니 나 참...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애가 수업에 엄청 만족해한다는 거! 부모님이랑 통화를 했는데 너무 재밌어한댔다. 말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준비도 많이 해와서 기특한 녀석. ㅎㅎ 어제 숙제하고 예습해오느라 중1짜리가 새벽 3시에 잤댄다. 그래서 오늘 좀 애가 시들시들해 보이긴 하더만;; 이그ㅠ 이 학생이 집에 가기도 전에 오늘의 마지막 학생이 조금 일찍 와서 얼른 바톤 터치했다. 쉬는 시간도 없이 또 가르치려고 하니깐 하늘이 노오랗긴 하더라. 그래도 귀여운 동생이 영어 배우겠다는데 어쩌겠냐, 그냥 내가 좀 피곤해도 열심히 가르쳐줘야지. 근데 오늘 이 마지막 학생은 계속 집중을 잘 안해줘서 슬펐다. 문법 설명을 열심히 하는데 자꾸 어떤 키 큰 남학생이 자기에게 고백을 두번 했는데 자기가 두번 다 뻥뻥 차버렸는데, 그 남학생이 자기 친구에게도 고백을 해서 그 친구가 자기한테 짜증이 난다고 얘기를 했고 %$@#(!#&@^#&@!@.. 가까스로 다시 책으로 화제를 돌리기는 했지만 또 어느새 예문 읽는 사이에 또 스티커 여러 장을 꺼내서 이 중에서 가지고 싶은거 골라보라고 그래서 미키마우스하고 스마일 스티커 떼서 핸드폰하고 수첩에 붙이고 갑자기 공기알 다섯 개를 꺼내 자기는 공기 진짜 못한다면서 시범까지 보여주고.. 안그래도 이제 정신이 맛이 가는 시점에 애까지 그래서 마지막 30분은 좀 힘들었다ㅠㅠ 휴..
그래도 겨우겨우 어떻게 숙제 해온 거 좀 봐주고 진도도 어느 정도 나가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되어서 마지막 학생을 집에 보냈다. 저녁을 먹고 피아노 연습 좀 하다가 또 늦어서 급히 옷 챙겨입고 맥도날드에 가서 다음주부터 시작할 수학 과외 면담을 했다. 학생이 다른 과목은 꽤 잘 하는데 수학만 생각하면 두려움에 오들오들 떤다고 부모님이 그러셨다. 게다가 성격이 한 번 뭔가를 잘 못하면 '난 이게 못해' 이렇게 단정을 지어버려서 아예 조금만 응용을 하는 문제가 나오면 풀고자 하는 의지를 접어 버려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 듯하셨다. 또 낯을 많이 가리고 쫌만 무서운 선생님들은 다 싫다고 해서 적당한 선생님을 구하느라 고생을 했다고 하셨다. 그래서 교재 정하고 다음주 목요일부터 학생을 우리집에 보내기로 하고 헤어졌다. 음. 중학교 2학년 수학. 잘 가르쳐줄 수 있겠지?? ㅋㅋ
이렇게 정신없이 이틀을 보내고 겨우 이제 안정을 찾았다. Thank God Tomorrow Is Saturday !! 내일은 오후 4시에 영어문법팀만 있고 나머지는 아무런 일정도 없다. 간만에 늦잠도 좀 자고 느지막히 일어나 피아노 연습 좀 하고 노래학원 가서 혼자 연습도 좀 해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민사고에서 어물쩍 넘겨버린 고등학교 수학을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지 계획을 제대로 세워보고 남은 시간동안 읽을 영어책 리스트도 뽑아서 철저하게 하루에 몇 페이지 이상씩은 읽을지 계산을 해봐야겠다. 운전은 도저히 지금은 할 엄두가 안 나서 과외하는 애들이 개학을 하고 좀 정리가 되고 이런 후에 해야될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또 남으면 영화 한 편도 보고, 또 그래도 여유가 더 있으면 동생들 좀 도와주고..... 아, 내일이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 by | 2008/01/04 22:31 | Journal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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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MIT니까 막 아줌마들이 좋아할듯도?ㅋㅋㅋ
바쁘게사는것같아서 좋아보인다~ㅋ
미국사 한애가 세계사는 또 어떻게 가르치는겨 ㅎㅎ 능력녀네 ㄷㄷㄷ
비공개> 공부하지 말라고???? 이런 그러다가 대학가서 망하면 어째ㅠ
몽키> 난 배워봤자 애기들 동요 부르는 수준..
은하이> 그저 나에게 배우는 애기들이 불쌍할 따름-_-
헤일리> 그게 한 명 하기 시작하니깐 줄줄이ㅠㅠ
쏠> 그게 정도껏 바빠야지 살면서 이렇게 말 많이한 적 처음인것 같애
드림캐치> 그냥 노래 학원이야;;;
손톱> 으악ㅋ밷ㅋ
디제이> 세계사... 맨날 책 왕창 쌓아놓고 공부하고 있어ㅠ 그래도 중1인게 다행이지 애가
웅쌍짱이다진짜ㅜㅜ 난 하루종일 슈퍼 한번 갔다오면 일과 끝인데ㅋㅋ;; 존경스러워 음침웅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