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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S

 
     오늘은 정식으로 아이들을 인솔한지 사흘째 되는 수요일. 어떻게 시간이 지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저렇게 해서 시간은 지나가고 있고 하루하루 낮에는 추위에 쩔고 밤에는 피곤에 쩔어서 방에 들어서는 순간에 바닥에 쓰러지는 삶의 연속이다. 처음에 신청을 했을 때에는 솔직히 밤에 여러 사람들과 띵까띵까 놀 생각만 했는제 막상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보니 어찌나 할 일이 많은지 모르겠다. 그래도 전반기에 있었던 PA들에 비하면 훨씬 편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이 수업에서 저 수업으로 데려다주고 오피스에서는 PA들이 뿌리는 수많은 그린카드, 옐로카드, 레드카드들을 엑셀 파일에 실시간으로 정리하면서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지금은 잠시 쉬는 중이다. ^^

     나는 전체 24반 중에서 4반, 즉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들을 7기 권세혁 선배에게서 넘겨받아 맡고있다. 우리 4반은 8명의 개구장이 남자아이들과 8명의 새초롬하고 얌전한 여자아이들로 이루져있다. 첫날에는 애들 이름이랑 얼굴이랑 매치도 안되고 더군다나 아이들이 많이 소극적이어서 언제나 친해질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이틀째가 되니 금새 서로 본색을 드러내고 이젠 꽤 장난도 치는 사이가 되었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아이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캠프에서 아이들 수준에 비해 너무 어려운 수업을 하고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과제를 내줘서 우리반같이 약간 영어 수준이 낮은 아이들은 아예 자신감이 없어져 기가 죽어있다. 그래서 어드바이저 시간에 담임 선생님께서 'Do you like snow?' 와 같이 아주 간단하고 쉬운 질문을 해도 아예 대답하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다수 있다. 또 너무 공부하는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워서 그런지 자꾸 꾀병을 부리면서 수업에 일부러 늦게 가고 보건실에 있기도 하다. 그런 아이들을 안돼 보이기도 하고 안쓰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일이 다 오냐오냐 받아주다보면 버릇을 망칠 것 같아 마냥 어리광을 받아주고 있지만은 않고있다.

     그래도 애기들은 애기다. 자기네 방에 놀러오라고 해서 내 어깨 위에 올라타고 목에 매달리고 원더걸스 텔미 춤을 추고 쫑알쫑알거리며 다른 PA들 험담을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귀엽고 웃음밖에 안나온다. 혼정을 하러 방에 찾아가면 별 것도 아닌 일에 깔깔거리면서 바닥을 치며 미친듯이 웃어대고 나 한 명을 앞에 두고 6명이서 동시에 왁자지껄 이야기를 하는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펄쩍펄쩍 뛰어다니고 꽥꽥 오리처럼 소리를 질러대고... '근데요 선생님 있잖아요~' '선생님 물어볼게 있는데요~' '아 제 말 좀 들어보시라니까요~~' 한가지 궁금해진 것은 왜 어린애들은, 특히 여자애들은, 꼭 평서문이건 질문이건 말을 할 때 문장의 끝부분을 늘이면서 올리는지 모르겠다. 어린 애들은 원래 천성적으로 안 가르쳐 주어도 그렇게 귀엽게 말을 하는건가???

     하지만 이렇게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도 더 이상 완전 애기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에서 다섯 명이 한 명을 일방적으로 따돌리고 괴롭히다가 심지어는 신체적 폭력을 가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같은 호에 살면서 한쪽 방이 다른 쪽 방에게 욕설을 가득 담은 편지를 보내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제 갓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약간 불안정한 것이 눈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 나도 6학년 때에는 더 이상 초등학교에 나보다 높은 학년이 없다고 이젠 다 어른처럼 컸다고 생각하고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이젠 초딩들 따위는 유치해서 상대 못하겠다면서 거들먹거렸으니까. 이제 점점 까칠하고 날카로워지는 시기인만큼 아주 애기 취급을 하며 얼르기만하다가는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고, 또 그렇다고 해서 나랑 동등한 위치로 대해주다가는 만만하게 보여 PA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것 같기도 하고. 어휴~ 진짜 어렵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나름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적당히 평형을 맞춰가면서 편하게도 대하고 가끔씩은 약간 강하게 대하기도 한다.

     아, 그건 그렇고 왜 GLPS에서는 노는 것도 제대로 못하겠는지 잘 모르겠다. 낮 동안은 일하고 왔다갔다 애들 챙기느라 바빠서 정신이 없다치더라도 저녁에 애들 자습 시간에는 맘대로 컴퓨터도 할 수 있고 놀려면 완전 신나게 놀 수도 있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바닥에 누워서 밍기적밍기적 꼼지락거리는 것 이외네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를 못하겠다. 아놔-_- 왜 이러는겨;;;

by 웅쌍 | 2008/01/24 00:08 | Journal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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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이오와 at 2008/01/24 12:48
GLPS 힘내 쌍쌍쌍
Commented by Hailey at 2008/01/24 14:25
힘드러어어어어어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Commented by diana at 2008/01/24 17:30
3주 째 슬슬 지칠 때가 되긴 된거 같은데 ...
이제 낼이면 목욜~~~~ 이제 거의 끝나간다다다다다
담주엔 좀 재밌게 놀아야징 ㅋㅋ
Commented by gogothing at 2008/01/24 20:13
헐 이뭐 나만 할일없고 심심한건가
Commented by 은하이 at 2008/01/24 20:36
제대로 초딩들 만났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웅쌍 at 2008/01/24 21:43
오와> 하영이가 넌 싫어하는데 난 좀 좋아하더라? ㅎㅎ
헤일리> 나도오오오오~;;;;;;;;
diana쌤> ㅋㅋㅋㅋ 마지막 주는 좀 쉬엄쉬엄하시게요?
고고씽> 여자애들도 맨날 할 거 없어서 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대고 있어ㅠ
은하이> 응응~ 강적이야 @_@
Commented by 마이구미 at 2008/01/24 23:56
웅쌍과 초딩들 ㅋㅋㅋ 근데 애들 진짜 너무 귀여워 ㅠㅜ
Commented by 웅쌍 at 2008/01/25 11:40
촨과 초딩들이 더 어울리는데?? ㅎㅎ
Commented by 예린아빠 at 2008/02/01 01:27
근데요... 읽다 보니 지금 새벽 1시30분인데요...글을 참 재밌게 쓰네요.. 꽁트 작가나, 시트콤 작가하면 소질 있을 거 같네요... 심각한 시튜에이션에서 제3의 눈으로 사물의 코믹한 한 단면을 발견해 내는 재주...

그거..작가의 기질이죠... 아닌가? ㅎㅎ
Commented by 웅쌍 at 2008/02/01 11:41
이런 과찬의 말씀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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