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27일
중국여행 - 둘째날
둘째 날
중국이랑 우리나라는 시차가 나는데 언니랑 나는 그걸 까먹고 완전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씻고 준비도 다 해버렸다. 그리고서는 왜 아침식사를 하라고 한 시간에 교수님들이랑 다른 여행 참가자들은커녕 호텔 직원들도 아무도 안 나와있냐고 투덜투덜댔다. 조금 기다리다가 그 유령의 집 같이 으시시한 호텔에서 진짜 유령처럼 돌아댕기는 것도 무서워서 다시 방에 들어와 자버렸다. 결국은 해가 뜨고 진짜 아침식사 시간이 되어 밥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침부터 너무 많이 먹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많이 받고 또 받고 그랬지만 다행히 다 소화시켰다. ㅋㅋ
여행 둘째 날 일정은 공자 사당과 공자 묘를 관광하는 것이었다. 호텔에서 한 10분정도 쭉 걸어서 사당에 도착을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냥 건물 몇 개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공자의 집, 공자 부인의 집, 공자 아들 딸들의 놀이터부터 시작해서 77대 손의 집까지 정말 엄청나게 많은 건물들이 있었다. 시대별로 어떻게 내부가 변하는지 볼 수 있었다. 공자를 칭송하기 위해 여러 중국의 유명하고 권력있는 사람들이 바친 건물들 내부는 완전 옛날 식이었지만 한 76대, 77대손을 위한 건물 내부에는 소파도 있고 시계도 있고 훨씬 더 현대적이었다.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 많은 건물이 있다는 것을 보니 중국인 뭐든 참 엄청나게 크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사당 구경을 다 마치고 공자묘에 갔는데 이 곳 역시 공자, 공자 아들, 손자부터 77대손까지의 무덤이 있는 말 그대로 공자네 집안 가족묘지였다. 낮보다는 밤에 왔어야 더 좋았을 법하게 정말 나무 몇 그루 있고 발 디딜 틈 없이 무덤만 줄줄이 있었던. 이런 것을 가지고 관광지를 만들다니 정말 중국사람들은 킹왕짱이었다. 아 그리고 공자묘는 서울랜드에 있는 버스같이 생긴 차를 타고 돌면서 구경을 했는데 그 버스 운전하는 어떤 중국 사람이 너무 잘생겨서 은미언니랑 나랑 같이 사진을 찍었다. 옆에서 우리를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는 마산대 오빠는 혀를 끌끌 차며 "하나도 안 잘생겼구만~"이러면서 툴툴댔지만 우린 신경 안 썼다~
그 다음에는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에 나오는지 아닌지 의견이 분분했던 중국의 태산에 갔다. 교수님께선 돈을 아끼기 위해 케이블카를 다지 말고 4시간 동안 올라가고 3시간 동안 내려오자고 하셨지만 결국은 그냥 케이블카를 탔다. 발로 직접 등반을 하는 것도 아니고 현대 기술의 힘을 빌어 편하게 올라가는 것이었는데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 태산은 정말 아찔하게 높았다. 바람이 꽤 심하게 불어서 케이블 카가 흔들흔들할 때마다 속이 울렁울렁, 머리는 핑핑 돌아 더욱 심했다. 그래도 결국은 무사히 산 정상 부근에 도착해 태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보기 위해 한 100m 정도 걸었다. 그 짧은 시간에도 너무 모래 바람이 세게 불고 날씨가 추워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 높은 산 위에 또 엄청나게 큰 건물들을 지은 것을 보고 감탄을 하며 사진도 찍고 웃고 떠들며 거센 날씨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재난을 알지 못하며....
정상에서 볼 것도 다 보고 찍을 사진도 다 찍고 놀 것도 다 논 후 다시 케이블 카를 타고 왔던 곳으로 내려왔다. 눈도장을 찍은 후 다시 편안하게 버스로 도착을 할 줄 알았건만, 갑자기 급박해진 교수님의 표정이 심상치않아졌는데... 너무 바람이 거세게 불어 더 이상 케이블카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순간 그냥 웃음이 피식 나왔다. 이게 뭔 소리여. 말도 안되. 뻥이겠지... 이랬지만 진짜였다ㅠ 교수님과 직원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못 알아들었지만 나중에 대충 들어보니 그 중국인 직원은 뭐 이건 날씨가 그런거니까 우리 책임이 아니니 내려가던 산 위에서 밤을 꼴딱 새던 알아서 하라고 했단 것 같았다. 무책임해.. -_-;; 결국은 어쩔 수 없이 구름에 가려 밑도 안 보이는 태산을 발로 직접 걸어 내려가기고 결정을 하고 해가 지기 전에 산 밑에서 처량하게 우릴 기다리고 있을 버스를 다시 만나기 위해 서둘렀다. 그나마 고소 공포증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 마침 가파르게 쭈욱 내 앞에 나타난 계단과 얼굴을 마주하니 순간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말 그대로 '후덜덜' 떨렸다...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태산의 절경이 멋졌는지 얼마나 절벽이 가팔랐는지 난 그냥 내 발 밑에 있는 계단 돌들만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느라 전혀 보지도 못하고 어느새 해가 저물 즈음에 반가운 평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내가 진짜 태산을 기어 내려올 줄이야...
모두 무사히 태산을 내려온 후 버스는 정신없이 달려 저녁을 먹을 식당에 도착을 했다. 고생을 해서 그랬는지 음식이 맛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아무것도 안 남기고 다 먹어치웠다. 아, 그리고 이 도시는 제남이라는 곳이었는데 이 지방에서 꽤 큰 도시라고 그랬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도착했던 연태보다는 훨씬 건물도 많고 차도 많고 정신이 약간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느낀 것은 중국에서는 정말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도로에서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중국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다 그래서 그런지 완전 찻길에서 질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탄 버스도 노오란 중앙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완전 차선 중간에 대충 걸쳐서 오른쪽 왼쪽으로 흔들흔들대면서 다니고 괜히 옆 차가 아무 짓도 안하는데도 무뚝뚝하게 '빵!' 이러고 지나가며 횡단보도라는 것은 아예 존재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길을 건너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차가 속도를 줄이는데 여기에서 그랬다가는 바로 피융 날라가기 십상이다. 그냥 차에 받히려면 받히고 알아서 피하려면 피하라는 식이어서 항상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꽤나 위험했다.
또다시 달려 엄청 좋은 호텔에 도착했다. 다들 엄청난 시설에 놀라면서 오늘은 피곤에 쩔었지만 제대로 한번 모여서 놀아보자라고 약속을 했다. 은미언니랑 방에서 기대에 들뜬 마음으로 짐을 풀고 씻은 후 좀 쉬고 있었는데 재찬이와 버스에서 새로 친해진 나와 동갑인 인겸이가 목욕 가운만 입고 우리 방에 찾아 온 것이다!!! 왜 그렇게 야시시하게 입고 돌아댕기냐고 핀잔을 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재밌지 않냐고 실실 웃어제끼니 뭐 할 말이 없었다. -_-;; 복도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놀다가 다들 모이기로 약속한 마산대 오빠들 방에 갔다. 아직 이름도 잘 모르고 서로 그냥 학교 이름으로 대충 부르고 그러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제대로 자기 소개도 해보고 본격적으로 게임도 하고 맛있는 것도 시켜먹고 그랬다. 근데 마산대 오빠들은 나이도 많으면서 왜 그렇게 게임을 못하던지. 눈치게임이던 쥐잡기게임이던 경마게임이던 무슨 놀이를 해도 계속해서 걸려대는 바람에 그 오빠들은 술도 약하면서 벌주를 엄청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쯧쯧, 안됐어라. 그래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계속 툴툴대고 그러는 것이 재밌고 웃겼다.
한참을 놀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맥주가 부족해 술을 더 사온다고 마산대 오빠들+영남대 오빠 한 명이 밖에 나갔다. 그 사이에 우리는 불을 거의 다 끄고 무서운 이야기를 했다. 남아있던 영남대 오빠가 군대에서 직접 본 보초귀신 이야기, 수미언니의 수호천사 귀신 이야기, 동훈이 어머니께서 보신 동훈이인 줄 알았던 책상에 앉아있는 귀신 등등 다 실제로 자기 눈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본 얘기를 해서 정말 너무 무서워져 버렸다. 은미 언니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고ㅠ 한참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오빠들이 돌아오고 갑자기 술 취하신 교수님들께서 방문을 열어제끼고 들어닥치셨다. 꽤나 술을 많이 드셨는지 한참 연설을 하시다가 가셨고 우린 그 다음에는 다 서로 둘셋이서 자기네끼리 따로 할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가 되어서 결국 해산을 하고 우리 방을 돌아가 잤다......가 될 줄 알았는데 우리 방에 재찬이랑 인겸이랑 창연이가 찾아왔다.
창연이는 이제 고3이 되는 대전 대진고등학교 애인데 나이는 어리지만 벌써 자기 사업도 하고 밑에 부하 직원도 부리는 엄청난 아이였다.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발명도 계속 하고 게다가 사업에 강의에 못하는 것이 없는 창연이는 말도 똑똑하게 잘하고 성격도 대범하며 매너도 좋은 진짜 대단한 동생이어서 딱 생긴 것도 완전 든든하게 신뢰감가게 생긴 창연이를 은미언니랑 나랑 엄청 존경(?)했다.
그렇게 나, 은미언니, 재찬이, 인겸이, 창연이 5명이서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한참 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나는 솔직히 말해서 그냥 운이 좋아서 발명 대회에 상을 타 이 중국 여행을 오게 된 것이었고 그 전에는 살면서 발명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온 이 사람들은 모두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발명에 푹 빠져 항상 생활을 함에 있어 뭔가 기존에 있는 것을 개선할 점이 없는가 궁리를 하고 관찰을 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엄청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냥 우연히 발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더니 다들 완전 흥분을 해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놀라 입만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인겸이도 나처럼 발명 대회에는 이번에 처음 참가를 했지만 정말 대단했던 것이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전국 1등을 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애도 나랑 비슷하게 발명 자체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어보였지만, 오토바이와 사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 오토바이를 탄다고 하길래 좀 약간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되었지만 알고보니 완전 건전하게 면허도 합법적으로 따고 탈 때 보호 장비도 다 갖추고 타는데에다가 무모한 질주는 절대로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키는 애여서 더욱 더 놀랐다. 은미 언니는 그냥 보기에는 평범한 예쁘장하게 생기고 귀여운 여대생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목표의식과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창연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언니가 앞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이어서 그 둘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을 보고있으면 언니의 눈에서 거의 불이 튀어나올 듯한 기세였다.
한참을 그렇게 열띤 토론도 했다가 그냥 시시껄렁한 잡담도 했다가 꽤나 심각한 이야기도 했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고된 하루에 지친 은미 언니가 스르르 잠에 들었다. 역시 매너남이었던 창연이가 그 중후한 목소리로 은미 언니가 잠들었으니 이제 다 각자 방에 가서 자자고 해 서로 잘 자라고 인사를 하고 하루를 마치며 나도 역시 잠에 들었다.
중국이랑 우리나라는 시차가 나는데 언니랑 나는 그걸 까먹고 완전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씻고 준비도 다 해버렸다. 그리고서는 왜 아침식사를 하라고 한 시간에 교수님들이랑 다른 여행 참가자들은커녕 호텔 직원들도 아무도 안 나와있냐고 투덜투덜댔다. 조금 기다리다가 그 유령의 집 같이 으시시한 호텔에서 진짜 유령처럼 돌아댕기는 것도 무서워서 다시 방에 들어와 자버렸다. 결국은 해가 뜨고 진짜 아침식사 시간이 되어 밥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침부터 너무 많이 먹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많이 받고 또 받고 그랬지만 다행히 다 소화시켰다. ㅋㅋ
여행 둘째 날 일정은 공자 사당과 공자 묘를 관광하는 것이었다. 호텔에서 한 10분정도 쭉 걸어서 사당에 도착을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냥 건물 몇 개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공자의 집, 공자 부인의 집, 공자 아들 딸들의 놀이터부터 시작해서 77대 손의 집까지 정말 엄청나게 많은 건물들이 있었다. 시대별로 어떻게 내부가 변하는지 볼 수 있었다. 공자를 칭송하기 위해 여러 중국의 유명하고 권력있는 사람들이 바친 건물들 내부는 완전 옛날 식이었지만 한 76대, 77대손을 위한 건물 내부에는 소파도 있고 시계도 있고 훨씬 더 현대적이었다.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 많은 건물이 있다는 것을 보니 중국인 뭐든 참 엄청나게 크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사당 구경을 다 마치고 공자묘에 갔는데 이 곳 역시 공자, 공자 아들, 손자부터 77대손까지의 무덤이 있는 말 그대로 공자네 집안 가족묘지였다. 낮보다는 밤에 왔어야 더 좋았을 법하게 정말 나무 몇 그루 있고 발 디딜 틈 없이 무덤만 줄줄이 있었던. 이런 것을 가지고 관광지를 만들다니 정말 중국사람들은 킹왕짱이었다. 아 그리고 공자묘는 서울랜드에 있는 버스같이 생긴 차를 타고 돌면서 구경을 했는데 그 버스 운전하는 어떤 중국 사람이 너무 잘생겨서 은미언니랑 나랑 같이 사진을 찍었다. 옆에서 우리를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는 마산대 오빠는 혀를 끌끌 차며 "하나도 안 잘생겼구만~"이러면서 툴툴댔지만 우린 신경 안 썼다~
그 다음에는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에 나오는지 아닌지 의견이 분분했던 중국의 태산에 갔다. 교수님께선 돈을 아끼기 위해 케이블카를 다지 말고 4시간 동안 올라가고 3시간 동안 내려오자고 하셨지만 결국은 그냥 케이블카를 탔다. 발로 직접 등반을 하는 것도 아니고 현대 기술의 힘을 빌어 편하게 올라가는 것이었는데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 태산은 정말 아찔하게 높았다. 바람이 꽤 심하게 불어서 케이블 카가 흔들흔들할 때마다 속이 울렁울렁, 머리는 핑핑 돌아 더욱 심했다. 그래도 결국은 무사히 산 정상 부근에 도착해 태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보기 위해 한 100m 정도 걸었다. 그 짧은 시간에도 너무 모래 바람이 세게 불고 날씨가 추워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 높은 산 위에 또 엄청나게 큰 건물들을 지은 것을 보고 감탄을 하며 사진도 찍고 웃고 떠들며 거센 날씨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재난을 알지 못하며....
정상에서 볼 것도 다 보고 찍을 사진도 다 찍고 놀 것도 다 논 후 다시 케이블 카를 타고 왔던 곳으로 내려왔다. 눈도장을 찍은 후 다시 편안하게 버스로 도착을 할 줄 알았건만, 갑자기 급박해진 교수님의 표정이 심상치않아졌는데... 너무 바람이 거세게 불어 더 이상 케이블카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순간 그냥 웃음이 피식 나왔다. 이게 뭔 소리여. 말도 안되. 뻥이겠지... 이랬지만 진짜였다ㅠ 교수님과 직원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못 알아들었지만 나중에 대충 들어보니 그 중국인 직원은 뭐 이건 날씨가 그런거니까 우리 책임이 아니니 내려가던 산 위에서 밤을 꼴딱 새던 알아서 하라고 했단 것 같았다. 무책임해.. -_-;; 결국은 어쩔 수 없이 구름에 가려 밑도 안 보이는 태산을 발로 직접 걸어 내려가기고 결정을 하고 해가 지기 전에 산 밑에서 처량하게 우릴 기다리고 있을 버스를 다시 만나기 위해 서둘렀다. 그나마 고소 공포증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 마침 가파르게 쭈욱 내 앞에 나타난 계단과 얼굴을 마주하니 순간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말 그대로 '후덜덜' 떨렸다...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태산의 절경이 멋졌는지 얼마나 절벽이 가팔랐는지 난 그냥 내 발 밑에 있는 계단 돌들만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느라 전혀 보지도 못하고 어느새 해가 저물 즈음에 반가운 평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내가 진짜 태산을 기어 내려올 줄이야...
모두 무사히 태산을 내려온 후 버스는 정신없이 달려 저녁을 먹을 식당에 도착을 했다. 고생을 해서 그랬는지 음식이 맛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아무것도 안 남기고 다 먹어치웠다. 아, 그리고 이 도시는 제남이라는 곳이었는데 이 지방에서 꽤 큰 도시라고 그랬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도착했던 연태보다는 훨씬 건물도 많고 차도 많고 정신이 약간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느낀 것은 중국에서는 정말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도로에서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중국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다 그래서 그런지 완전 찻길에서 질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탄 버스도 노오란 중앙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완전 차선 중간에 대충 걸쳐서 오른쪽 왼쪽으로 흔들흔들대면서 다니고 괜히 옆 차가 아무 짓도 안하는데도 무뚝뚝하게 '빵!' 이러고 지나가며 횡단보도라는 것은 아예 존재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길을 건너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차가 속도를 줄이는데 여기에서 그랬다가는 바로 피융 날라가기 십상이다. 그냥 차에 받히려면 받히고 알아서 피하려면 피하라는 식이어서 항상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꽤나 위험했다.
또다시 달려 엄청 좋은 호텔에 도착했다. 다들 엄청난 시설에 놀라면서 오늘은 피곤에 쩔었지만 제대로 한번 모여서 놀아보자라고 약속을 했다. 은미언니랑 방에서 기대에 들뜬 마음으로 짐을 풀고 씻은 후 좀 쉬고 있었는데 재찬이와 버스에서 새로 친해진 나와 동갑인 인겸이가 목욕 가운만 입고 우리 방에 찾아 온 것이다!!! 왜 그렇게 야시시하게 입고 돌아댕기냐고 핀잔을 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재밌지 않냐고 실실 웃어제끼니 뭐 할 말이 없었다. -_-;; 복도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놀다가 다들 모이기로 약속한 마산대 오빠들 방에 갔다. 아직 이름도 잘 모르고 서로 그냥 학교 이름으로 대충 부르고 그러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제대로 자기 소개도 해보고 본격적으로 게임도 하고 맛있는 것도 시켜먹고 그랬다. 근데 마산대 오빠들은 나이도 많으면서 왜 그렇게 게임을 못하던지. 눈치게임이던 쥐잡기게임이던 경마게임이던 무슨 놀이를 해도 계속해서 걸려대는 바람에 그 오빠들은 술도 약하면서 벌주를 엄청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쯧쯧, 안됐어라. 그래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계속 툴툴대고 그러는 것이 재밌고 웃겼다.
한참을 놀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맥주가 부족해 술을 더 사온다고 마산대 오빠들+영남대 오빠 한 명이 밖에 나갔다. 그 사이에 우리는 불을 거의 다 끄고 무서운 이야기를 했다. 남아있던 영남대 오빠가 군대에서 직접 본 보초귀신 이야기, 수미언니의 수호천사 귀신 이야기, 동훈이 어머니께서 보신 동훈이인 줄 알았던 책상에 앉아있는 귀신 등등 다 실제로 자기 눈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본 얘기를 해서 정말 너무 무서워져 버렸다. 은미 언니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고ㅠ 한참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오빠들이 돌아오고 갑자기 술 취하신 교수님들께서 방문을 열어제끼고 들어닥치셨다. 꽤나 술을 많이 드셨는지 한참 연설을 하시다가 가셨고 우린 그 다음에는 다 서로 둘셋이서 자기네끼리 따로 할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가 되어서 결국 해산을 하고 우리 방을 돌아가 잤다......가 될 줄 알았는데 우리 방에 재찬이랑 인겸이랑 창연이가 찾아왔다.
창연이는 이제 고3이 되는 대전 대진고등학교 애인데 나이는 어리지만 벌써 자기 사업도 하고 밑에 부하 직원도 부리는 엄청난 아이였다.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발명도 계속 하고 게다가 사업에 강의에 못하는 것이 없는 창연이는 말도 똑똑하게 잘하고 성격도 대범하며 매너도 좋은 진짜 대단한 동생이어서 딱 생긴 것도 완전 든든하게 신뢰감가게 생긴 창연이를 은미언니랑 나랑 엄청 존경(?)했다.
그렇게 나, 은미언니, 재찬이, 인겸이, 창연이 5명이서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한참 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나는 솔직히 말해서 그냥 운이 좋아서 발명 대회에 상을 타 이 중국 여행을 오게 된 것이었고 그 전에는 살면서 발명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온 이 사람들은 모두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발명에 푹 빠져 항상 생활을 함에 있어 뭔가 기존에 있는 것을 개선할 점이 없는가 궁리를 하고 관찰을 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엄청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냥 우연히 발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더니 다들 완전 흥분을 해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놀라 입만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인겸이도 나처럼 발명 대회에는 이번에 처음 참가를 했지만 정말 대단했던 것이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전국 1등을 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애도 나랑 비슷하게 발명 자체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어보였지만, 오토바이와 사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 오토바이를 탄다고 하길래 좀 약간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되었지만 알고보니 완전 건전하게 면허도 합법적으로 따고 탈 때 보호 장비도 다 갖추고 타는데에다가 무모한 질주는 절대로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키는 애여서 더욱 더 놀랐다. 은미 언니는 그냥 보기에는 평범한 예쁘장하게 생기고 귀여운 여대생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목표의식과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창연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언니가 앞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이어서 그 둘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을 보고있으면 언니의 눈에서 거의 불이 튀어나올 듯한 기세였다.
한참을 그렇게 열띤 토론도 했다가 그냥 시시껄렁한 잡담도 했다가 꽤나 심각한 이야기도 했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고된 하루에 지친 은미 언니가 스르르 잠에 들었다. 역시 매너남이었던 창연이가 그 중후한 목소리로 은미 언니가 잠들었으니 이제 다 각자 방에 가서 자자고 해 서로 잘 자라고 인사를 하고 하루를 마치며 나도 역시 잠에 들었다.
# by | 2008/02/27 01:03 | Journal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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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중국 가고싶어ㅠㅠ
근데 웅쌍 이거 읽기 너무 힘들어 짱 오래걸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셋째날 부턴 좀 짧아져~ 잠을 못자서 기억이 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