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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랑 놀기

 
     요즘은 심심할 때 가끔 현우랑 논다. 저번 주 쯤에는 갑자기 자전거를 타고 싶어져서 공부할 것 많다고 안된다고 투덜거리는 현우를 "30분만 타고 오자~ 응?! ^-^" 란 말로 꼬여서 같이 집 앞에 있는 시골길(?)을 맘껏 달렸다. 우리집 바로 앞에 큰 길만 건너면 그린벨트인지 개발제한구역인지 그런 지역이 있어서 큰 길을 사이로 한 쪽에는 도시, 그리고 다른 한 쪽에는 농촌이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봄만 되면 구수한(-_-;;) 퇴비 냄새가 바람을 타고 학교까지 솔솔 날아와 점심시간에 새로 전근 오신 선생님들의 입맛을 뚝! 떨어뜨리곤 했었다. 물론 나를 비롯한 학생들은 수 년간의 도를 통해 이미 코가 마비된 후라 상관이 없었지만. ^^ 어쨌든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 약간 무섭기도 하고 그러긴 했지만 기분은 참 좋았다. 

     그리고 저번주 일요일에는 그 전 주 토요일 현우의 생일을 기념해서 강아지 카페를 처음으로 가보았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현우 생일선물로 간 것은 약간의 핑계가 섞여있다는...ㅋㅋ 내가 예전부터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꼭 가보고 싶어서+현우도 강아지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가기로 했다. 음.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나온 곳을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위치 찾는 것이 힘들었다. 그 카페에 몇 번씩이나 전화를 하고 도착을 했는데 알고보니 동명의 고시텔이었다는.;; 그래서 집에 계셨던 아빠께 다시 전화번호를 좀 찾아달라고 부탁드려서 30분이나 걸려서 제대로 된 그 강아지 카페에 도착하였다. 
     갔더니 그 강아지 카페는 정말 '개판'이었다. 그 곳에 있는 강아지인지 개인지들은 간식을 들고 있지 않으면 쓰다듬어 주려고 해도 '흥!' 하고 쏙~ 내 손을 피해 빠져나가버렸다. 나뻐라ㅠㅠ 하지만 자리가 나 테이블에 앉아 간식도 주고 그러니까 와구와구 몰려드는데 재밌긴 했다. 그 곳에는 엄청엄청 큰 개도 있고 소세지 강아지도 있고 왝왝거리는 말티즈도 있었는데 여러 강아지들을 한꺼번에 보니까 진짜 동물들도 다 성격 차이가 엄청 큰 것이 눈으로 보였다. 어떤 강아지는 관심을 끌기 위해서 발톱으로 자꾸 내 어깨를 툭툭 치고 어떤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가 내 주위로 오려고 하니까 (사실은 자기가 받아먹을 간식 분량이 줄어들 위험에 처하자) 그 쪼꼬만 것이 "왕!"하고 버럭 성질을 내질 않나. 또 9시가 넘어 사람들이 많이 집에 돌아가자 엄청 큰 시커먼 개 두마리를 주축으로 하여 다른 강아지들도 함께 술래잡기를 하면서 장난 싸움도 하고 귀찮아서 바닥에 지익 늘어져 있는 다른 강아지 귀를 물고 늘어지면서 시비도 걸고 그런 모습을 마냥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 카페는 '강아지'카페였지만 거북이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도 있었다. 거북이는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사람들이 많이 없어진 후에 털이 푸실푸실 난 고양이가 '이제 좀 귀찮은 것들이 갔나'라는 표정을 하고 어슬렁거리며 나타났는데 현우는 옆에 졸졸 따라오는 강아지들은 뒤로 한 채 고양이만 이쁘다고 안아줬다. 예전에 고양이를 그나마 좀 오래 키웠었는데 그 때 기억이 났나보다.
     어쨌든 거의 과자 쪼가리를 입에 넣어 달라고 침을 뭉탱이로 내 바지에 흘려대는 크고 작은 강아지들 덕에 주문한 음료수는 거의 하나도 못 마시고 입고 간 옷도 완전 축축해졌지만 그래도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꽤나 즐거웠다. 현우도 꽤 좋아한 것 같아서 앞으로도 가끔씩 동생이 너무 공부에 스트레스 받고 그래하면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강아지카페 말고도 고양이 카페가 있는지도 한번 찾아보고. ^^

     내가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전에 현우는 완전 애기였지만 요즘은 좀 아닌 것 같다. 물론 정신연령은 아주아주 어렸을 때부터 높아서 별 희한한 소리도 다 하고 학교에서 글짓기 숙제나 대회 때 쓴 것을 보면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아주 많았던 현우지만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때 가족들에게 한마디씩 하는 쓰는 카드같은 거에 "큰누나. 큰누나는 쫌 무섭긴 한데 그래도 좋아"라고 썼던 내 애기같은 동생이었는데, 요즘은 내가 괜히 심심해서 현우 얼굴에 대고 주먹을 휘두르며 시비를 걸면 이런다. "아, 웬 주책이야." ㅠㅠ

by 웅쌍 | 2008/04/30 00:58 | Journal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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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iji at 2008/04/30 01:06
갔더니 그 강아지 카페는 정말 '개판'이었다
웅쌍 짱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똥균 at 2008/04/30 10:21
나 요즘 뉴욕인데 쩌냐? ㅋㅋㅋㅋ 여기 완전 간지 동네... 서울이랑 비교도 안된다...ㅠ
Commented by 웅쌍 at 2008/05/03 01:40
지지> 그거 홍대 근처에 있는건데~~ 너도 언제 시간 있으면 가봐 ㅋㅋ 진짜 개판이여 ^^;;
똥균> 뉴욕??? 갑자기 왜 뉴욕에 간거야???? 좋겠다~~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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