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03일
'나무공화국' & 'Dear Nobody'
나무공화국
겉표지에는 호리호리한 금발머리 소년이 희망적이고 밝은 분위기를 풍기는 커다란 나무 앞에서 파란 바탕에 역시 나무가 그려져 있는 깃발을 손에 쥐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왠지 모르게 그 금발머리와 바람이 훅 불면 금새 날아가 사라져버릴 것 같은 그림체에 생 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와 유사한 분위기가 아닐까라는 그리고 결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이룩하는 동화적인 이야기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책장을 한 장 두 장 넘기기 시작했다.
역시 두 형제와 이웃에 사는 두 남매는 죽은 지식을 가르치는 세상의 악의 근원인 어른들로부터 도망쳐나와 아무도 찾지 못할 숲에 숨어 자신들만의 세상을 이룩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 때 모든 것은 이상적이고 행복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기만 하다. 루소의 철학을 따르면서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그 나무공화국의 시민들의 삶이 좋아보였다.
하지만 결국은 The Lord of the Flies와 Of Mice and Men, 그리고 수많은 다른 책들이 그러했듯이 결국은 어른들에 대해 반발하기 위해 만들어 낸 그들의 공화국이 처음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때 가장 먼저 나무공화국을 빠져나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독재자가 되고 마는 결말로 내 예상을 뒤엎었다.
아주 어렸을 적에는 전혀 그런 적이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앞으로 이 이야기의 전개는 이렇게 이렇게 될거야. 누구와 누구가 어떤 사이가 되고 누구는 결국 어떻게 될 것이며 결말은 해피엔딩 혹은 비극으로 끝을 맺겠지.' 라고 미리부터 추측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것이 초등학교, 중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던 '적극적인 읽기'이던가? 그런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기 전에는 주어진 책의 줄거리를 고분고분 따라갈 생각만 했지 내가 극 중 인물들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미리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나의 행동이 바뀐 것을 보니 생각보다 내가 '쓸데없다'고 여겼던 그런 교과서 단원들이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미치나보다.
The Lord of the Flies는 처음에는 Lord Of The Ring이랑 제목이 비슷해서 왠지 그런 비슷한 모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완전 달랐다. 실제로 파리 대왕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도 아니었고. Of Mice and Men은 참... 결말 직전까지도 그렇게 이야기가 끝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처음에 레니와 누구더라?? 하여튼 그 둘이 등장했던 것처럼 또 그렇게 둘이 같이 도망쳐 갈 줄 알았는데.
너무 원래 내용부터 삼천포 이상으로 많이 떨어져나왔지만, 어쨌든 이 나무공화국이라는 책은 파리대왕과 많은 점에 있어서 비슷한 것 같다. 사회에 지저분한 면을 덜 본 아이들 혹은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사회로부터 동떨어지게 되면서 이상적인 삶을 꾸려나가려고 하지만 결국은 훨씬 더 잔악하고 폭력적은 본성을 드러낸다는 줄거리, 그리고 결국 자멸하고 말 것이라는 암시. 사람은 원래 좀 악하긴 한가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점점 아닌 척하는 위장술이 발달하기는 하지만 결국 아무 것도 가릴 것이 없는 상태에 놓이면 그렇게 되는 것인가. 왠지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동물 중에서 가장 사람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도 동족을 죽이기도 하고 굉장히 잔인한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음. 이쯤에서 갑자기 영화 '혹성탈출'이 생각난다. 그 영화에서 유인원들은 꽤나 잔인하고 야만스럽게 나오지만 달리 보면 애초에 자기들 편하자고 아무 것도 모르는 불쌍한 침팬지에게 우주 비행 훈련을 시켜 위험천만한 우주에 내보내는 인간도 별 할 말은 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의학이나 과학을 진보시키기 위해 행해지는 여러 동물 실험들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인가? 다 야만적이고 잔인하다고 봐서 반대를 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과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래의 과학도(??)로써 그냥 묵과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인가? 아, 잘 모르겠다. 요즘 너무 할 일이 없어지니까 쓸데없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고민을 하면서도 내가 마음을 어떻게 정하던 이 세상이 코방귀나 뀌겠나하는 생각도 함께 든다. 모든 것이 소용없다는 생각도 들고.
책에 보면 '불행은 문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불행은 성장과 함께 자라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맞는 것 같다. 그저 본능에 충실해 배고플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는 삶을 산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 인간 관계 등의 문제로 인해 머리를 쥐어싸매고 밤잠을 설치는 일도 없을 것이고 항상 현재를 살 것이 아닌가. 물론 힘이 약해 배고플 때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외부 환경이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다면 그런 삶도 좀 괴롭긴 하겠다만, 어쨌든 이러나 저러나 완벽한 것은 없으니까. 결국은 이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다. 한 편으로 보면 기술과 사상, 경제 등 모든 것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해 지금 현재 상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놀라운 물질적 풍요와 편리를 누리면서 살 것 같기도 한데,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머지않아 진짜 세상이 멸망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전쟁도 점점 생각보다 잦아지는 것 같고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단체심리에 휩쓸려 폭력적으로 행동하고 그것을 교묘히 악용하는 또 다른 사람들. 내가 어렸을 때라 기억을 잘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10년 전보다 훨씬 더 끔찍한 일이 이제는 텔레비전만 켜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요즘 대중매체라고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책들은 점점 더 누가누가 더 잔인하게 만드는 대회를 연 것마냥 끝도없이 자극적으로 되어간다. 마을 놀이터 앞을 지나갈 때 깔깔거리며 웃으며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잠시나마 나 혼자 씨익 미소를 짓지만, 그러면도 저 애들이 저 모습 그대로 크기는 힘들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너무 오늘 약간 침체된 기분에 휩쓸려 부정적이 된 것인가? 아니면 눈을 가리고 이러한 현실을 일부러 보지 않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이 책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주인공의 기억상실증+미친 증상이 전염이 된 것인가?
Dear Nobody
왠지 이 책은 낭만적이게 사랑을 한 두 남녀가 어쩔 수 없는 장애물로 인해 헤어지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제목만 보고 지레짐작을 했는데, 어느 정도 맞긴 맞았다. 다만 그 '장애물'이란 것이 다른 가족의 반대라던가 혹은 전쟁이 터져서 남자가 군대에 끌려간다던가, 아니면 흔하고 흔하지만 불치병에 걸려서 산 사람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연인 중 하나가 건너가버리는 그런 것이 아니라 자기네들 스스로 그러나 의도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걸림돌이었지만.
# by | 2008/05/03 01:39 | Journal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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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읽어봐야징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