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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후닥닥 마셔버리기 - "옛날 옛적에..." 유적과 함께 역사공부를 해 보아요 ^^

 

호세 리잘 공원

     마닐라에 도착해 가장 먼저 간 곳은 물론 그 때까지 낑낑 끌고 다니던 짐뗑아리를 팽개쳐 놓을 숙소이지만, 그 곳을 일단 빼고 말하자면 호세 리잘 공원이다. 영어로 표기를 하면 'Lizal Park'. (이거 맞나??) 호세 리잘은 300년 넘게 스페인의 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독립에 대한 염원이나 의지가 전혀 없던 필리핀 사람들에게 두 권의 소설을 통해 자유와 권리의 의식을 심어준 사람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필리핀에서는 우리나라의 김구 선생 같은 국가적 독립운동가이자 영웅이라는! 그래서 그 분은 열씸히 무지몽매하던 필리핀 사람들을 계몽시키고자 노력을 하다가 결국은 지금 그 분의 동상이 세워진 바로 그 자리에서 처형당하고 바로 그 자리에 묻혔다고 한다. 때문에 그 자리 주위에 크고 깨끗하고 멋진 공원을 만들어 리잘 장군을 기리고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식을 바로 그 앞에서 하고 직접 리잘 동상 앞에서 '깨끗한 정치를 하겠습니다'라는 맹세까지 한다고 했다. 또한, 그 처형장+동상+묘는 아무나 못 들어가고 바티칸에서 교황을 지키기 위해 하루 24시간 내내 약간 재밌는 복장의 사람들이 석고상처럼 지키고 있는 것처럼 두 명의 군인들이 총까지 들고 무섭게 보초를 서고 있다. 그 나라 국민들이 정말 많이 존경을 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들긴 들었다.

호세 리잘 조각상



     첫 날이고 그 전까지는 지겹고 지겨운 뱅기 안에서 앉아만 있어서 좀 걷고도 싶고 마닐라의 많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고 있는 와중에 끼고 싶어서 리잘 공원을 좀더 오래 구경하고 산책도 하고 싶었는데, 가이드 아저씨께선 그냥 그 동상 앞에서 사진 한 장 땡 찍고는 "자, 이제 가시죠~"라고 그러셨다. 좀 더 놀면 안되냐고 항의 아닌 항의를 했지만 아저씨의 어이없다는 "아무도 그러시는 분 없는데요...?" .... 에효 -_-;; 좀 꿍시렁거리면서 그냥 차에 다시 타고 다음 장소로 갔다. 노을도 너무 예쁘고 지고 있었고 분위기도 너무 좋아보여서 더 놀다 가고 싶었는데, 아까웠다.

     아, 여기서 잠깐 깜짝 상식 하나~ 혹시 리잘이 우리나라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었나요? 성은 'Park'이고 이름은 'Lizal'인 박리잘!! .......... 썰렁했다면 죄송하고, 참고로 이건 우리의 데릭 가이드가 해 준 '알고가면 좋을 상식'이었습니다. ㅋㅋㅋㅋ

필리핀 국기

     필리핀 국기는 하얀색+파란색+빨간색으로 이루어져 있고 별이 세 개 그려져 있으며 또 그 세 별 중간에 무슨 그림이 하나 더 있었는데, 보통 경우에는 파란색이 빨간색 위에 올라와 있다. 하지만 전쟁이나 국가 위급 상황이면 애국과 용기를 의미하는 빨간색이 위로 올라간다고 하는 특이한 이야기! 상황에 따라 국기의 모양이 변하기도 하는구나. 처음 알았다. ^^

필리핀 국기



마닐라 대성당 & 성 아구스틴 성당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필리핀은 전국민 대부분이 가톨릭을 믿는 나라이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어딜가나 성당, 성인들의 조각, 십자가 등이 많이 보였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엄청나게 발전을 해 유적, 유물이 많이 남아있던 태국에 비해 이 곳은 모든 것이 다 유럽풍을 따라하다가 만 고런 모양새였다는 것이다. 하긴 수 백년이 넘도록 스페인은 얼마나 필리핀 본토의 문화를 뿌리뽑으려 온갖 노력을 다했을까? 그랬으니 뭐 지금 이렇게 전통 문화를 보기 힘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으나 '필리핀스러운' 것을 보고 싶었던 나에게는 약간 안타까움을 주었다. 

마닐라 대성당 앞에서 현우


마닐라 대성당. 크기가 커서 '대'성당은 아니고 오래되서 그렇댄다.


     마닐라 대성당에서는 보통 미사와 결혼식이 많이 치뤄지는데 우리가 갔던 날은 문이 잠겨있어서 외관만 보고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대신 간 곳은 바로 5분 거리에 있는 성 아구스틴 성당. 운이 좋게도 그 때 그 성당에서는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성대하게 열린 그 결혼식에는 오렌지색 매력적인 드레스를 입은 예쁜 들러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고 성당 내부에서 하객들이 한껏 파티복을 입고 와 즐겁게 따갈로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성당 바로 바깥에서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웨딩카에 탄 신부가 신랑과 함께 결혼 동영상을 찍고 있는 듯 싶었다. 신부 얼굴을 가까이 가서 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대신에 근처에 있던 예쁜 들러리만 실컷 봤다.

성 아구스틴 성당


결혼식을 치르고 있는 성당 내부

오렌지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들러리들


산티아고 요새

    
산티아고 요새는 스페인 사람들이 왔었을 때 지은 요새인데 그 곳에 한 번 들어간 필리핀은 스페인의 보안 유지상 이유 때문에 다시는 그 곳을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위는 뻥 뚤려있고 복잡하게 벽을 쌓아 미로처럼 생긴 감옥이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없는 것 같았는데 설마 그냥 위에서 밀어서 감옥 안으로 떨어뜨렸던 것은 아니겠지?ㅠ 그 땐 별 생각을 안해서 질문을 못해서 잘 모르겠다. 흠, 사진을 다시 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의 미노타우루스를 가둬두었던 그 미로가 생각이 나는군!! 하지만 지금은 그 요새 바로 옆에 골프장을 만들었다. (골프장에는 안전망 같은 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지만 딴딴하고 잘 보이지도 않는 그 꼴프공에 머리를 꽁!하고 맞아 철철 피가 흐르고 뇌진탕에 걸려도 그건 전적으로 맞은 사람 책임이라서 옆에는 단지 "Watch Out For Golf Balls"라는 푯말이 있었다.) 그 골프장 바로 옆에는 큰 길이 있고. 또 그 왕창 큰 길 바로 옆에는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 있다. 이거 완전 뒤죽박죽이구만~!

미로처럼 꼬불꼬불한 감옥


     그리고 필리핀이 스페인의 식민 지배가 끝나고 미국의 보호령도 벗어나고 일본에게 점령을 당하는 동안 일본 사람들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바닷가에 이 산티아고 요새와 비슷한 형태의 감옥을 만들어서 수십 만명의 필리핀인들을 꾸역꾸역 채워넣은 다음 물이 출렁출렁 들어왔을 때 다 죽게 만든 후 썰물 때는 바닷가쪽의 문을 열어 시체가 자연적으로 바다로 쓸려나가게 만들고, 빈 감옥에 다시 사람들을 꾸역꾸역 채워넣은 다음....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 정말 인간의 적은 인간이라니깐.

by 웅쌍 | 2008/05/10 02:45 | Journal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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